최근 몇년간 각종 전자 기술과 IT 관련 기술은 정말 눈부신 발전을 이뤄왔다. 이제 이 흐름을 부정하고서는 시대에 뒤쳐지는 사람이 되는 그런 시대다. E-Mail 어드레스는 기본이고 메신저 아이디 하나 없는 사람이나 핸드폰도 없는 사람은 시대에 뒤쳐지는, 도대체 언제적 사람이냐는 핀잔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싸이월드 아이디가 없다고 해서 핀잔들으면서 ‘오늘 집에 가면 꼭 아이디 만들어’라는 충고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이것은 어쩌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통신기기인 삐삐가 개발되면서부터 예견되어 있었던 일인지도 모른다. 전화처럼 한 집단 내에서 사용하는 통신기기에서 개인이 소지하는 통신기기인 삐삐로 통신기기가 점점 옮겨오기 시작하면서 사람들 머릿속에는 개개인이 소지하고 다니는 전화를 꿈꾸어왔던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편리함을 추구한 기술의 발전이 계속 이루어지고 지금은 한사람당 수십개의 E-Mail 어드레스, 몇개의 메신저 아이디, 한개의 핸드폰, 한개의 홈페이지(싸이월드든 블로그든 개인 홈페이지든 뭐든 간에 한개의 Web상의 자신의 공간). 이정도는 기본인 시대가 됐다.
그렇다. 통신기술의 발전은 사람의 편의를 추구해서 발전되었던 것이고 그렇게 해서 사람과 사람간의 1대 1 연락방법은 점점 늘어만 갔다. 통신기술은 사람을 위해 발전시켰다는 것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SKT의 CF도 있다.
관련광고: SKT 사람을 향합니다 CF. 원래는 최고의 선물은 사람입니다 CF 하려고 했는데 자료 부족 ;;;
그런데 오늘 갑자기 이런 기술의 발전이 과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뭔가 모순이다. 수많은 전문가들과 개발자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의 방법을 늘리고 그 편의성도 더욱 증대시켜서 지금은 누군가에서 뭔가 이야기할 것이 있을 때 메신저를 사용할 수도 있고 직접 전화를 걸 수도 있으며 그 사람의 Web상의 공간에 글을 쓸 수도 있으며 이도 저도 안된다면 E-Mail을 보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람을 일주일 정도만 만나지 못해도 금새 서먹서먹해진다.
이 서먹서먹하다는 의미를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서먹서먹하다는 의미는 사전 뜻대로의 서로가 어색해하다는 뜻을 나타내려고 사용한 말이 아니다. 현대사회에서의 모든 사람들은 타인을 만나는데 있어서 자신이 정말로 마음 속 깊이 신뢰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다소간의 거리를 두고 관계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한다. 물론 이 거리라는 것은 가정, 연인, 친구간에도 존재하는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저렇게까지 가까운 관계의 사람이 아니라면 즉,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사람을 만나는 곳인 직장관계에서의 사람들에게는 저 어느 정도의 거리라는 것이 메울 수 없는 깊은 골인 경우도 많다.
그래서 저렇게 완전히 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거리를 두고 있는 상대에게는 일주일만 떨어져 있어도 왠지 말걸기도 어색하고, 설령 성격상 그런것을 티내지 않는 사람이라도 상대방에게 두었던 간격만큼은 전혀 좁히지 못하고, 오히려 그 사람이 무엇을 했는가 하는 의문 이상 경계 이하의 상태가 된다. 즉, 조금 서먹서먹해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을 위해 발전했다는 여러 기술들이 많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대방에게 연락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것은 기술의 한계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기엔 뭔가, 예전보다 오히려 지금의 사람 사이의 관계가 더 서먹서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러면 과연 이 기술들이 인간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퍼득 든다.
이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은 사실 내 메신저를 보고 나서부터다. 내 메신저는 사실 거의 24시간에 가깝게 켜져있다. 하지만 모두와 자주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사실 나는 메신저를 24시간 켜 두지만 그 시간중 과반수가 ‘오프라인으로 표시’ 상태이다.
관련그림: 상당 시간을 ‘오프라인으로 표시’로 일관하고 있는 본인의 메신저
생각해보니 메신저는 오프라인으로 표시 혹은 켜두지 않으면 그만이고 핸드폰은 꺼두면 그만이다. 웹상의 공간은 없애버리면 그만이고 E-Mail은 읽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렇게만 써 두면 개인의 문제이지만 통신 기술의 발달과 함께 발달해온 수많은 스팸 기술을 생각해보면 그 생각이 그렇게 허무맹랑하지만도 않다.
언제부턴가 본인의 주변에선 스팸메일때문에 E-Mail 확인하기를 포기한 사람이 늘어났다. 각종 스팸과 악성 댓글로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닫아버리는 것도 심심찮게 보아왔다. 핸드폰으로 성인 스팸 광고가 온다는 것 또한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게다가 메신저는 -사실 그 사람의 성격에 기인하는 이야기지만- 한 사람에게 연락을 취하기에는 너무나도 무거운 존재다.
이러한 기술들이, 기술이 발전하면 그것에 반(反)하는 기술들이 속속들이 개발되고 있는 이 현실 속에서 과연 IT 기술의 발전만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까?
어쩌면 사람은, 각종 기술의 발달로 자기 자신을 숨기는 것이 더욱 힘들게 되자 오히려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을 더욱 숨기려고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욱 고독해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예전에 인터넷에서 보았던, NET의 본질을 두려울 정도로 정확하게 꿰뚫어 본 글이 있어 이곳에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바텐더: 30대들은 net의 본질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토키오: 무슨 얘기지?
바텐더: 예를들면 net에 일기를 공개한다던가 하는 것?
토키오: 일기라… 그렇지.
바텐더: 저는 자주 그런 글들을 읽고 있습니다만, 젊은 세대의 그런 글은 제법 신기합니다.
토키오: 어떤 점이?
바텐더: 그건 읽는 상대를 의식한 일기겠죠?
대부분은 이상적인 독자를 만들어 놓고 있는 겁니다. 자기 자신과 자신 주위의 세계만을 표현하는 언어를 마구 나열하면서…. 사실, 그런 걸 읽고 이해할수 있는 독자 따위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자신만의 말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독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서 그런 글을 쓰는 것이지요.토키오: 그건…
바텐더: 그건 무섭도록 고독한 작업이겠죠.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누구라도 볼수있는 net에서, 누구도 이해할수 없는 이야기를 써서 공개하는 것. 그건 메시지라고도 볼 수 없고, 주장도 자기과시욕도 아닌 그냥 혼잣말이죠. 하지만, 그게 필요한 겁니다. 젊은 사람들에게는…토키오: 중얼거리는 게 말인가?
바텐더: 중얼거리는 것. 그리고 그것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 까지도요.
토키오: 그런걸 자주 읽는 당신은…..
바텐더: 예에 병입니다.
translated by elore님


2 Respo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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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볼 수 있는 net에서 누구도 이해(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읽으면서 흠칫했습니다.
감상은 자세히 쓰자면 두서없이 말이 길어질 거 같아
삼키겠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윤수아씨 //
이크, 댓글을 달아주셨었군요. 날짜를 보아하니 벌써 4일도 전이네 ;;;
Akismet이 스팸으로 잡아놓았던걸 못보고 지울뻔했습니다, 후덜덜.
전 긴 글을 쓰는 소질은 없나봅니다. 사실 저런 결론을 내리고 싶었던건 아니었는데, 결론이 이상해졌지요^^;;;
저 net의 본질은 예전에 인터넷에서 우연히 봤던 글인데 정말 저도 읽으면서 흠칫했던 글이라지요.